잠든 여성 투숙객 방에 침입해 성폭행을 시도한 무인텔 사장 측이 명백한 증거에도 무죄를 주장했다. 3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3월 충남 부여의 한 무인텔에 묵었다. 근처에 대형 리조트와 복합상가, 역사문화단지가 있는 곳이다.
그런데 밤 12시 30분쯤 누군가 방에 들어와 A씨 몸을 양팔로 끌어안았다. 침입한 사람이 누군지 몰랐지만 '죽을 수 있다'는 생각에 A씨는 몸에 힘을 뺀 채 애써 자는 척 했다고 한다.
남성은 소파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A씨 속옷을 벗긴 뒤 성폭행을 시도하는 등 유사 강간을 벌였다. 남성이 나가자 A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그는 현장에서 긴급체포 됐다. 침입자는 다름 아닌 50대인 무인텔 사장 B씨였다.
1심 선고를 앞둔 지난해 8월 법원에 탄원서 2장이 제출됐다. B씨 아내와 딸이 쓴 것이었다. 아내는 "남편이 공소장에 나온 것처럼 그런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는데도 억울하게 수감됐다"며 "스트레스에 살이 6㎏이나 빠져서 힘들다"고 했다.
딸은 "아버지의 부재로 직장 출퇴근이 힘들어 도로 위 살인마인 졸음운전 위협을 많이 받았다"며 "꼭 진실을 밝혀주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심지어 아내는 현재도 버젓이 무인텔을 영업하고 있었다. 아내는 남편 죄에 대해 "원래부터 알던 사이"라며 "동의하에 (방에) 들어간 거고 성추행 정도 한 것"이라고 JTBC에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부터 열까지 다 억울하다"며 "(남편은) 아무 잘못도 없는데 돈 달라고 그러는 거 아니냐"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검찰 조사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확인됐다. 조사에서 B씨는 처음에는 방에 들어간 사실이 없다고 잡아뗐지만, CC(폐쇄회로)TV 영상에 침입 모습이 찍혀 있었고 "동의를 받고 들어갔다"고 진술을 바꿨다.
미성년자 성 매수 처벌 전력도 있는 B씨는 전관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했다. B씨 측 변호인은 법정 방청석에 앉아있는 A씨를 가리키며 "피해자는 저기 있습니다"라고 지목한 뒤 "돈 보고 접근한 거 아니냐", "피고인이 무섭지 않냐", "왜 자꾸 재판을 쫓아다니냐"고 A씨를 몰아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B씨 측 변호인 주장과 달리 A씨는 B씨와 합의하지 않았고, 수사 과정에서 B씨에게 돈을 요구한 적도 없었다.
A씨는 "잠들면 누군가 (방에) 들어올 것만 같은 두려움 때문에 잠도 계속 못 잔다. 피고인으로 가득한 제 삶이 너무 싫어서 내가 죽어야만 끝나겠다는 생각이 들어 죽고 싶다고 말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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