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com/shorts/1fnP2KzrOkM
범행 장소는 자신이 살던 고시원이었다. 가로 2m, 세로 2m가 채 안 되는 쪽방이 건물 3~4층에 걸쳐 총 85개 붙어있었다. 그는 고시원에 불을 지르고,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오는 입주자들에게 50cm 흉기를 휘둘렀다. 1명밖에 지나가지 못하는 좁은 복도에 퇴로는 없었다. 경찰과 소방이 출동하기까지 30분간 지옥이 펼쳐졌다.
‘논현동 고시원 방화 살인 사건’의 정상진(범행 당시 30세)은 그렇게 6명을 살해하고 7명을 다치게 했다.고시원에 사는 이들은 취업준비생, 저임금 노동자들이었다. 피해자 13명은 인근 영동시장 ‘먹자골목’ 등 근처 식당에서 일했던 40~50대의 중년 여성이 대부분이었다. 아들 치료비를 벌던 중국동포 여성과, 학비를 벌며 가족 몰래 고시원에 살던 20대 여성이 희생자에 포함됐다.
◇밀린 고시원비 내는 날... 범행 결심
범행 당일은 밀린 고시원비를 내기로 한 날이자 예비군 훈련 불참 벌금을 내지 않아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사람들이 깨어있지만 아직 외출은 하지 않았을 오전 8시. 정상진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D고시원 3층 자신의 방 침대에 라이터 연료로 쓰는 휘발유를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아무도 그를 알아볼 수 없게 모자와 상하의, 신발을 모두 검정색으로 맞춰 입었다. 자욱한 연기 속에서 앞을 볼 수 있게 고글과 마스크를 썼고, 눈앞을 밝힐 헤드랜턴도 꼈다. 허리춤에는 가스총을 차고 손에는 50cm 회칼을 들었다. 예비용 과도 2개는 바지 속 두 발목에 숨겨 찼다. 마치 특수부대원 같은 모습이었다.
8시 20분경 “불이야!”하는 여성의 날카로운 비명이 터졌다. 쪽방들이 벌집처럼 붙어있던 고시원에 순식간에 뿌연 연기가 들어찬 탓이었다. 고시원의 출입문을 향하는 복도는 좁았다. 정상진은 그 길목에 섰다. 연기에 놀란 투숙자들이 복도로 뛰쳐나오기 시작했고, 정상진과 마주친 이들은 모두 범행 대상이 됐다.
복도로 달려 나온 중국동포 여성 A씨의 눈앞에 숨죽이고 타깃을 기다리고 있던 정상진이 서있었다. 그는 정상진의 첫번째 희생자가 됐다. 중국에 있는 아들 수술비 2000만원을 모으려고 한국에서 하루 13시간씩 일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던 그였다. 가슴, 배 등 전신의 20∼30곳을 칼에 찔렸다. 저항 흔적이 손목과 다리에서 수없이 나타났는데, 한 번 저항한 뒤 달아났다가 쓰러진 상태에서 발로 다시 저항한 것으로 추정됐다.
불을 끄기 위해 소화기를 집어 든 취업 준비생 20대 남성 B씨도 무방비 상태로 칼을 맞았다. 80kg이 넘는 탄탄한 체격의 B씨가 붕 떠오를 만큼 엄청난 힘이었다. 배만 수 차례 찔린 B씨의 벌어진 상처에선 장기들이 쏟아져 나오려 했다. B씨는 배를 움켜쥔 채 “이제 죽는구나” 했다.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그는 미지급 고시원 숙박료 17만원, 향군법 위반 벌금 150만원, 휴대전화 미납 요금 60만원, 개인 질병인 하지정맥류 수술비 300만원이 필요했지만, 범행 2개월 전인 2008년 8월부터 직업이 없어 돈을 마련할 길이 없었다고 한다.
실제로 정상진이 범행을 결심한 것은 4년 전인 2004년 2월경.
당시 서울 동대문구 황학동 중앙시장에서 흉기, 강남구 도곡동의 한 총포사에서 가스분사기, 고시원 인근 편의점에서 라이트용 기름 4통과 부탄가스 100여개를 각각 구입했다. 이어 2005∼2006년 사이에도 흉기를 샀고, 2009년 10월에는 논현동의 한 문구점에서 검은색 물안경을 사는 등 범행에 필요한 물건을 차례로 사들였다.
경찰 관계자는 “정 씨가 성장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서 무시를 당해 심적 고통을 많이 겪었다고 진술했다”며 “이에 대한 응징으로 다른 사람을 살해하고자 몇년 전부터 범행도구 등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범죄 영화의 영향도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평소 공포 영화나 액션물을 좋아한 정상진은 2005년 영화 ‘달콤한 인생’을 보고 자신을 불행에 빠뜨린 이들에게 복수하는 주인공의 모습에 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뉴스,부동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하철서 바지 내리고 음란행위…그 만취남 잡고보니 현직 교사 (0) | 2024.02.26 |
---|---|
이게 ‘2천만 원’?.. 캐스퍼 보다 싼 전기차 SUV, 당장 출시해라 난리 (0) | 2024.02.26 |
"공무원 내시경 왔길래 복수" 좋아요 5000개…선 넘은 의사 커뮤니티 (0) | 2024.02.25 |
전국 아파트값 13주 연속 하락…“관망세 지속” (1) | 2024.02.24 |
"조민, 반성 안 하고 호화로운 일상...형량이 너무나 가볍다" (1) | 2024.02.24 |